![]() | 당신이 옳다 - ![]() 정혜신 지음/해냄 |
A처럼 성공한 사람들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한다, 고맙다는 소리를 유행가처럼 계속 들어도 진짜 자기에게 주목해 주는 사람은 없다고 느낀다. 사람들이 '나' 자체에 관심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혼자라고 느낀다. 그래서 다 가진 자들은 돈과 권력에 더 예민할 수 있다. 그것마저 사라지면 자신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느껴서다. p.66~672년 전에 읽었던 <국경 없는 과학기술자들>에서 '적정기술'이란 개념을 접했는데, 이 책은 그 적정기술에서 영향을 받아 이름지은 '적정심리학' 사용 설명서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남편이 적어준 서문이 부러웠다. '내 아내는 정혜신이다. 그녀와 나는 일년 363일(이틀 뺀 거 맞다) 24시간 함께 있다. 무엇보다 연인이고 같은 일을 하는 도반이었으며 서로에게 스승이었고 특별하게는 전우였다.'(5)
사람들은 누가 죽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그 마음에 대해 자세히 묻는 것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라 여긴다. 아니다. 정반대다.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이 가장 절박하게 원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심각한 내 고통을 드러냈을 때 바로 그 마음과 바로 그 상황에 깊이 주목하고 물어봐 준다면 위로와 치유는 이미 시작된다. 무엇을 묻느냐가 아니고 나에게 집중하고 나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치유이기 때문이다. p.80
현대 정신의학은 '삶에서 예상되는 많은 문제들은 알고 보면 화학적 불균형으로 인한 정신 장애이므로 약을 먹어서 해결하라'고 세뇌하는 쪽으로 너무 많이 나갔다. 그런 방식으로 지적, 물적 토대를 쌓아올린 의료 산업은 이제 어찌해 볼 수 없는 진격의 거인이 되었다. p.90
'자기'를 드러내면, 그러니까 내 감정, 내 말, 내 생각을 드러내면 바로 싹이 잘리거나 내내 그림자 취급만 당하고 사는 삶은 배터리가 3퍼센트쯤 남은 방전 직전의 휴대전화와 비슷하다. 숨이 곧 끊어질 운명이란 점에서 그렇다. 휴대전화 같은 물건은 완전 방전되면 아무 저항 없이 작동이 멈추지만 사람은 다르다. p.93~94
자기 소멸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 사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전에 저항한다. 자기 존재 증명을 필사적으로 시도한다. 몸을 던진다. 생의 마지막 본능이다. 3퍼센트 남은 에너지로 30퍼센트의 힘이 필요한 새로운 계획이나 시도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마지막 남은 3퍼센트를 순식간에 다 태워버리고 재가 되어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난다. p.94
누군가의 행동과 생각이 그의 마음과는 별개라는 사실만 알아도 마음껏 공감할 수 있다. 공감의 걸림돌이 사라진다. 마음껏 공감해주면 강퍅해질 대로 강퍅해진 흉포한 마음조차 움직인다. 반대로 평소 제 아무리 합리적인 사람도 그가 한 행동 뒤의 마음을 제대로 공감받지 못하면 그다운 합리성과 논리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그 논리성은 오히려 삐뚤어진 마음을 옹호하는 궤변을 펼치는 데 동원돼 본질과는 더욱 멀어진다. 평소 스마트한 사고와 태도로 인정받던 사람이 이해 불가할 정도로 억지와 비상식을 주장하는 경우, 공감받지 못해 그럴 가능성이 높다. p.163
분노를 말할 수 있으면 분노로 폭발하지 않는다. 분노에 매몰된 그녀가 순간적으로 그 감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분노가 전적으로 이해받고 수용됐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녀 자신의 감정이 판단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p.166
누군가의 고통에 함께하려는 사람은 동시에 자신에게도 무한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이기적인 것도 아니고, 타인을 도울 자격이 없는 사람의 비겁한 행위도 아니다. 자기 보호를 잘하는 사람이야말로 누군가를 도울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p.191
관계에서의 상처는 경계에 대한 인식의 부재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다. "얘는 딱 자기 아빠야, 얘는 딱 어릴 적 나야, 얘는 나랑 정반대야"와 같은 말들은 내 아이를 부모와의 연결 속에서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나와 '내가 아닌 너'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의 언어다. 자식을 바라보는 게으른 시선이다. 사람을 바라보는 이런 게으른 생각은 큰 둑의 작은 구멍이다. 결국 둑 전체를 무너뜨린다. p.198
불안할 때 안정제로 불안을 없애버리고 그 신호의 근원을 외면하면 계속 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불안 신호를 따라 '나'를 점검해봐야 한다. 불안을 따라가다 보면 근원이 나오고 그러면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p.218
사람은 옳은 말로 인해 도움을 받지 않는다. 자기모순을 안고 씨름하며 그것을 깨닫는 과정에서 이해와 공감을 받는 경험을 한 사람이 갖게 되는 여유와 너그러움, 공감력 그 자체가 스스로를 돕고 결국 자기를 구한다. p.239
공감은 들어주는 방법론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의 외형적 무엇에 압도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p.255
누군가의 속마음을 들을 땐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충조평판의 다른 말은 '바른말'이다. 바른말은 의외로 폭력적이다. 나는 욕설에 찔려 넘어진 사람보다 바른말에 찔려 쓰러진 사람을 과장해서 한 만 배쯤은 더 많이 봤다. 사실이다. p.295
최근 주류로 각광받고 있는 정신의학과 뇌과학을 전면적으로 비판한 점도 신선했다. 그러나 모든 상담자가 다 정혜신 같진 않다는 게 비극이다. 약 없이 공감어린 상담만으로 모든 우울증이 낫는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내 경험상 심각한 우울증에는 약이, 그보다 경미한 우울감에는 믿을 만한 이와의 상담이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어설픈 상담 전문가보다는 항우울제나 소주가 100배는 낫다. 뭔가 더 감상을 기록해야 할 것 같은데, 정신건강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 중 하나는 숙면이므로 나머지는 꿈속에서 작성하기로 한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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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04: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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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0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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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17: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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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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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23: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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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23: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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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4 0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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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4 0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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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4 0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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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4 18: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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