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랑했어요 by 명품추리닝



전설의 가객 김현식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창작뮤지컬. 초대권이 생긴 후 인터넷에서 엄청난 혹평을 접하고 걱정이 많았는데, 그 혹평을 제작진들도 읽었는지 개막 2주가 지난 지금은 여러 단점을 보완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이 역시 창작뮤지컬이 갖는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흙수저 싱어송라이터 준혁과 금수저 취미생 기철, 이들이 비엔나에서 만난 북한음대생 은주의 이야기가 유연하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개연성있게 흘러갔다. 불과 며칠 전의 혹평과 달리 기철이 은주의 출신을 일찍 알아내 준혁에게 전하는 장면, 은주가 북한 공작원들에게 연행되면서 준혁이 이들과 몸싸움하는 장면, 은주가 부모님과 함께  중국으로 탈북하다 결국 혼자만 성공하는 장면 등이 친절하게 제시되어 극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 방법이 세련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

많은 리뷰어들이 멜로디만 연주된다며 한탄했던 ‘내 사랑 내 곁에’ 역시 커튼콜에서 합창으로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급조한 흔적이 역력하다. 오케스트라 편곡은 단조로워서 촌스러울 정도이고, 노래 역시 옛날 학창시절 애국가 부르듯 모든 배우가 제창하며 막이 내려간다. 2주쯤 지나면 좀 더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과 피날레에 걸맞는 3-4부 합창을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제작진과 배우들은 또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게 될까. 모쪼록 앙상블이 출연료를 못 받는 상황만은 생기지 않길 바란다. 이들이 춤선과 가창력은 최고였으니까.

사족) 약 16시간 후에는 엄마와 전동석 콘서트를 본다. 이를 위해 어제까지 주4회의 108배를 끝내고 일찌감치 서울에 왔다. 나는 놀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이므로 동콘은 120분이 아니라 240분도 신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엄마 피곤하면 먼저 집에 가, 나는 이 밤을 다 불사르고 갈게.) 전동석이 부르는 라젠카라니 궁금해서 잠이 안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