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직장과 집 by 명품추리닝

새로 옮긴 직장을 따라 이사한 집의 월세는 이전보다 5만원이나 비쌌다. 그런데 왜 방은 더 낡고 좁아진 걸까. 희미한 곰팡이 냄새까지 나는 방에 들어설 때마다 행복지수가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게다가 출근을 하기 위해서는 버스 두 정거장 거리를 걸어야 하기에 요즘은 아침에 10분씩 일찍 일어나고 있다. 모르는 동네로 이사하면서 충분히 방과 위치를 살펴보지 않고 계약한 내 실수다. 그래도 1년간 어떻게든 적응을 하고 살아야 하므로 열심히 청소를 하고 각종 탈취제와 향초를 구매했다. 내년에는 돈이 더 들더라도 좀 더 쾌적한 곳으로 이사하리라 마음먹었다. 

반면, 직장은 보다 여유롭고 전문적인 환경으로 바뀌었다. 나처럼 단순하고 사회성이 모자란 사람도 나름대로 능력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는 곳이다. 자신의 분야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동료로 만나 이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즐겁고 유익하다. 5월까지는 업무로 바쁘고 야근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사람 때문에 힘든 일이 (아직까지는) 없어서 출근길이 가볍다. 한가한 시간에 커피를 들고 산책하거나, 작은 도서관에서 읽을 만한 책을 고르거나, 세련된 음악 취향을 지닌 동료들에게 새로운 음악을 소개받는 일들이 모두 직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새로운 연습실에 야마하 그랜드가 있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퇴근 후에 연습실에 틀어박혀있는 시간이 좀 더 늘어났다. 다음 달 재즈 레슨을 재개하기 전까지 열심히 혼자 연습해둬야지. 연습 후에는 다시 곰팡이 핀 작은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이렇게 돈을 모으면 내년에는 엄마와 여유롭게 북유럽 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 것이다. 궁상맞은 일상의 주름 사이사이, 작은 즐거움의 조각을 찾아 누리는 요즘이다.  


덧글

  • 2019/03/16 05:5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3/16 09: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3/16 11:2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3/16 11:5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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