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대한 쇼맨>을 관람한 날
영화 <1987>을 관람한 날
뮤지컬 <올슉업>을 관람한 날
PMS로 팥죽이 땡긴 날
영화 <코코>를 관람한 날
영화 <B급 며느리>를 관람하고 '과소광고'된 빈대떡을 먹은 날
전시 <루이지 꼴라니>를 관람한 날
분명 한 달 전에 엄마에게 옷을 사라고 계좌이체를 하고 서울을 떠났는데, 열흘 후 본가에 다시 와보니 어디에도 새 옷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매일 똑같은 짙은 카키색 면 점퍼가 엄마의 데일리 아이템이었다. 기모가 들어서 따뜻하다는 엄마의 설명을 들었지만, 디자인과 색상은 촌스럽기 그지 없었다. 마침 <루이지 꼴라니> 전시가 DDP에서 열리기에 엄마와 전시 관람을 마치고 근처 쇼핑몰에 들렀다. 엄마에게 옅은 카키색 롱패딩을 사드리고 본가의 촌스러운 면 점퍼를 버리도록 했다. 그랬더니, 이제 그 롱패딩이 엄마의 데일리 아이템이 되어버렸다. 한파도 다 끝나가는데. 그래서 엄마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두 번째로 관람하던 날, 백화점에서 봄에 입을 얇은 분홍색 패딩을 하나 더 사드렸다. 엄마의 밝은 표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것 참 희한하다. 새 옷을 사드리면 이렇게 좋아하시면서, 엄마는 왜 자식에게 받은 돈으로는 옷을 안 사시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