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포트라이트 (Spotlight, 2015) by 명품추리닝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그러나 종교단체는 '완벽함'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권력확장을 해왔고, 자신들의 치부를 오랫동안 교묘히 숨기며 스스로 곪아갔다.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그 치부를 폭로하고 종교의 부조리한 시스템을 변화시키려 한 기자들의 실화를 스크린에 담아낸 작품으로, 2016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영화의 미덕은 자극적인 소재를 함부로 낭비하지 않는 연출력에 있다. 수십 년간 반복된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이라는 범죄행위를 놓고 대립하는 거대권력과 '스포트라이트 팀'의 기자들, 그 고된 싸움이 시종일관 절제된 연출로 단정하게 그려진다. 또한, 개별 사건의 폭로 기사를 넘어 '가톨릭 사제 6%가 아동을 성추행하고 있으며, 교황청은 이를 알고도 조직적으로 은폐하였다'로 발전시킨 부분과, 한 영웅의 눈부신 활약보다는 부족하고 모난 기자들의 꾸준한 노력을 강조한 것이 인상적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아이를 학대하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에요.]라는 '미첼 개러비디언(스탠리 투치)'의 대사는 다이어리에 옮겨둘 정도로 묵직하게 다가왔다. 일부 성직자들로부터 수많은 아동이 고통받고 있을 때, 주교는 피해자의 부모를 회유하여 합의를 이끌어내었고, 변호사는 가해자를 변호하여 돈을 벌었으며, 가톨릭 내부자들은 입을 다물었고, 피해자의 이웃들마저 사건을 은폐하는 데 일조하였다. 두려운 것은 나 역시 월급쟁이로 살며 이들 중 누군가처럼 행동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한 가지 더. [우린 어둠 속에서 넘어지며 살아가요. 갑자기 불을 켜면 탓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죠.]라는 '마티 배런(리브 슈라이버)'의 대사도 빠질 수 없다. 그러나 젊은이에게 어울리는 대사는 아니다. 사랑, 정의, 정직, 우정, 용기, 열정 등의 단어들과 함께 젊음을 보내고, 세상의 벽과 부딪히고 마모되어 때가 묻어난 장년에게서 나올 대사이다. 극중 마티 배런이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였기에 어울리는 것이었다. 

완성된 기사가 뿌려진 날 '스포트라이트 팀'에 걸려온 수많은 전화들은 그동안 숨겨졌던 또 다른 피해자들의 목소리였다. 타인에게 말할 수 없는 아픔을 오랫동안 홀로 삭혀야 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는 어떠했을까. 영화는 이들에게 응대하는 기자들의 목소리만 들려준 채 담담하게 막을 내린다.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아서 더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