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엄마와 함께한 외식의 일부를 살펴보니, 적지만 안정된 소득이 얼마나 관계를 돈독하게 이끌어가는지 새삼 확인하게 된다. 최근의 엄마는 나에게 [명품추리닝아, 요새 뭐 재밌는 영화 없어?] 또는 [탕수육 먹고 싶어]라고 원하는 걸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는데, 차츰 내가 엄마에게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이 자라나 긴장되기도 한다. 다행히 올해 엄마와 관람한 영화 세 편은 모두 좋았다. 엄마가 경로우대로 영화를 보면 4,000원이라길래, 수중에 있던 문화상품권 몇 장을 모두 엄마에게 선물하고 서울을 떠나왔다.
대부분의 엄마가 그렇겠지만, 내 엄마도 내면의 사랑이 크고 깊어서 가끔 엄마와 싸우고 침묵하고 있을 때마저 나에 대한 그 사랑과 염려가 느껴지곤 한다. 그래서 어느새 부엌에서 설거지하고 있는 엄마의 등을 포옹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마는 것이다. 마법 같은 사랑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고, 이렇게 따뜻한 포옹을 하며 생각했다.
엄마와 헤어지자마자 감기에 걸려서 조금 고생하고 있지만, 잘 먹고 잘 쉬면서 회복하는 중이다. 그리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야지.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이 아직도 많이 있으니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지. 봄이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덧글
저는 오늘 감기에 좋은 생강차와 도라지청을 사왔습니다. 벌써 1리터는 마신 것 같아요.
2016/02/28 19:21 #
비공개 덧글입니다.
2016/02/28 2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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