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일찍 일어난 2016년 1월의 화창한 아침, 이불 속에서 조금 더 밍기적거리다 안방으로 살금살금 들어가 침대 위의 엄마 옆에 누워 엄마의 허리를 감고 까르르 웃었다. 나는 그다지 애교가 많은 성격은 아니지만, 엄마 앞에서는 얼굴이 헤실헤실 풀어지며 혀짧은 소리도 곧잘 튀어나오곤 한다. 그리고 엄마에게 안기기 전에는 꼭 [어어어어엄, 마아아아아~ 헤헤헤헷~~]이라고 과장되게 외치는 버릇도 있는데, 이래야 나를 질투하는 초롬이가 내 목소리를 듣고 달려와 함께 엄마 품에 안기기 때문이다. 초롬이가 부재한 지금도 그 버릇은 그대로인 게 조금 아련하면서도 행복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 발마사지 해줄까?
엄마에게 짧게 묻고 다시 침대에 앉아 엄마의 왼쪽 다리를 내 허벅지 위에 올렸다. 굳은 살이 많이 박힌 엄마의 작은 발이 거칠고 울퉁불퉁했다. 엄마가 평생 짊어진 삶의 무게가 고작 225mm에 담겨 있다니, 왠지 생소하면서도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제법 능숙해진 솜씨로 발마사지를 시작하자 엄마의 기분 좋은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엄마와 초롬이 이야기, 이번 주말에 볼 뮤지컬 이야기를 하며 발마사지를 이어갔다. 오후에는 함께 동네 전통시장에 나가 조금 유명해진 닭강정 집을 찾아 맛보기로 했다.
초롬이와의 이별을 생각해보면 지금도 그리운 마음은 크지만, 적어도 더 사랑하지 못해서 아쉬운 것은 없다. 함께 있는 동안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 놓았으니까. 그러니까 언젠가 엄마와 이별하는 날이 와도 같은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창밖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유난히 따뜻한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