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연탄] 류이치 사카모토 - 東風(Tong Poo) by 명품추리닝



one piano four hands

* primo. L양
* secondo. K양


몇 주 전에 중요한 시험을 치룬 J양과 우연히 만났다. J양은 나와 함께 류이치 사카모토의 피아노 연탄곡을 연주하며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는데, 그게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그 덕분인지 오랜만에 만난 J양이 나에게 먼저 인사를 해줘서 더 고마웠다. '시험에 합격하면 맛있는 것을 사줄테니 연락하라'고 J양에게 내 연락처를 남겼으니, 좋은 소식이 있으면 또 반가운 전화벨이 울릴 게다. J양과 헤어진 후 그녀와의 연주 동영상을 찾아보며 지난 추억에 잠겼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월급도둑으로 잘 살고 있는 중에, 나와 J양이 연주했던 '東風(Tong Poo)'을 이번에는 L양과 K양이 연습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또 새삼스런 전율을 느꼈다. 아아, 드디어 J양이랑 연주했던 동영상을 자랑할 타이밍이 왔구나~ 그래서 그들에게 (와이파이도 없는 지역에서) 유투브에 올려둔 내 동영상을 찾아 자랑스레 들려주었다. 나와 J양의 (그들에 비하면) 척척 맞는 호흡을 신나게 뽐내면서. 그런데 L, K양은 동영상의 초반부만 슬쩍 보고는 나에게 더 놀라운 대답을 해주는 것이었다.

- 아, 이 영상 유투브에서 찾아봤어요. 저희가 이거 보면서 연습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동영상이 명품추리닝 님 거였어요?

L, K양이 연주한 동영상을 다시 세심하게 들어보니, primo 멜로디의 꾸밈음 처리와 secondo 마지막 16분음표의 옥타브 생략이 내 3년 전 영상과 놀랍도록 흡사했다. 형언할 수 없는 묘한 감동이 찾아왔다. 그렇게 우리의 신기한 인연은 온-오프라인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꺼내 먹을 수 있는 좋은 회복제가 하나 더 늘어난 것 같아 기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