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by 명품추리닝

(스포일러 주의)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솔직함'이 주는 매력을 홍상수스럽게 표현한 작품으로, 아름다운 여인과 섹스하고픈 남자의 허세와 아부를 민망할 정도로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수원 유적지-찻집-화가의 작업실-술집-화가 지인의 가게-강연 장소'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1]과, 앞과 같은 시공간이 반복되면서 조금 다르게 변주되는 [에피소드2]가 이어져 있다. 

두 에피소드의 결정적인 차이는 영화감독 함춘수(정재영)가 화가 윤희정(김민희) 앞에서 스스로를 유부남이라고 밝혔는가에 있다. 춘수는 [에피소드1]보다 [에피소드2]에서 (취중의 나체쇼에도 불구하고) 훨씬 매력있어 보이는데, 그가 희정 앞에서 '나는 유부남이지만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자신의 성욕을 솔직하게 고백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용기다. 적어도 함춘수는 조카뻘 여인에게 신사인 척 인생 멘토 운운하며 성욕을 질질 흘리는 찌질한 유부남은 아니었으니까. 

결과적으로 춘수는 (1, 2 모두에서) 그녀와 섹스하지 못하지만, [에피소드1]과 달리 [에피소드2]에서는 마지막 춘수의 강연 장소에 희정이 찾아온다. 희정은 솔직한 매력을 지닌 그에게 계속 인간적인 호감을 가지고 그의 영화를 모두 찾아보겠노라 다짐하기도 한다. 춘수로서는 또 한 명의 열성 팬 혹은 잠재적 섹스 상대가 생긴 것이다. 아마도 홍상수 감독의 실화가 아닐까, 나 외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