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T 익스프레스 by 명품추리닝

이번 주 수요일에는 난생 처음으로 에버랜드에 가보았다. 각종 동식물과 놀이기구가 효율적으로 자리잡은 대지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하루라면 친구나 연인끼리의 데이트 일정으로는 꽤 괜찮아 보였다. 나중에 다시 방문할 때에는 나 포함 둘에서 넷 정도의 그룹이면 적당할 듯. 하루 종일 선선한 대기 중에도 햇볕은 따뜻하게 비추어서 장미공원을 걷기만 해도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에버랜드의 놀이기구 중에서도 'T 익스프레스'라는 롤러코스터는 국내 최고의 스릴감을 제공한다기에 1시간 가까이를 대기하여 타보았다. 롤러코스터를 탈 때에는 눈을 뜨고 정면의 레일을 응시하는 것을 선호한다. 열차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눈으로 확인하면 본능적으로 몸을 그 방향에 맞게 준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번 탄 롤러코스터라면 레일의 움직임을 기억할 수 있으니 눈을 감아도 괜찮겠지만, 처음 타는 경우라면 눈을 뜨는 것이 낫다. 무섭다고 눈을 감아버리면 예상치 못한 속도와 방향에 내 몸과 마음이 맥없이 정복당하는 느낌이다.  

10년 전쯤 분당 율동공원에서 번지점프를 한 번에 성공한 이후에는 대부분의 놀이기구에서 공포를 크게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몸의 감각이 중력의 급격한 변화에도 비교적 잘 적응하게 된 모양이다. 정신도 그렇게 잘 단련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럭저럭 즐겁고 유익하게 보이는 일정을 뒤로 하고 어제 집에 돌아와서 108배를 했다. 여러 가지 상념이 롤러코스터마냥 빠르고 복잡하게 지나갔지만 못 견딜 정도는 아니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리고 다이어리에 T 익스프레스를 조악하게 그려넣으며, 3분간의 운행을 마치고 열차에서 내리던 순간의 안도감과 약간의 성취감을 기억하리라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