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 Jazz Band 크리스마스 콘서트 by 명품추리닝

단골 카페에서 크리스마스 저녁에 재즈 공연을 했다. SR Jazz Band는 커피 한 잔 값으로 듣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꽤 수준 높은 연주를 들려주었는데, 무대 바로 옆의 내 자리에서는 건반 주자의 손가락이 훤히 보여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색소폰,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보컬까지 갖춰진 이 재즈 밴드는 작은 무대에도 불구하고 중극장 이상에서 느낄 수 있는 열정적인 분위기를 잘 전해 주었다. 무엇보다 키보드와 드럼을 제외한 연주자들이 두 개 이상의 악기를 준비하여, 관객들은 레퍼토리가 바뀔 때마다 신선하고 다채로운 음색을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이날은 정말 운이 좋았다. 베이스 주자가 준비해 온 '전자 콘트라베이스'를 실물로 처음 보게 되었으니까.

아이패드 악보로 능숙하게 페이지를 넘기는 건반 주자의 터치는 명확하면서도 단단한 느낌이었는데, 그녀는 바른 자세로 온몸을 이완시켜 응축된 에너지를 건반에 전달하고 있었다. 또한 그녀는 내게 부족한 왼손 컴핑과 오른손 솔로도 자유자재로 연주하고 있어서 많이 부러웠다. 이 연주를 들으며 나도 당장 재즈 하농부터 주문하여 반복연습하리라 다짐했다.   

밴드의 특성상 주요 멜로디는 대부분 색소폰이 연주하게 된다. 그러한 도중에 주선율을 자연스럽게 기타나 건반, 때로는 베이스가 받아서 연주하는 교차점도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색소폰 연주자가 알토 색소폰과 소프라도 색소폰, 플루트와 여러 가지 작은 타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이 보통 기량은 아닌 것 같았다. 색소폰 연주자의 밝고 여유로운 표정에서, 그의 적지 않은 무대 경험을 감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 무대에서 색소폰 연주자는 황금색 페레로로쉐 꽃송이(?) 몇 개를 가져와 호응이 좋은 관객들에게 나눠주었는데, 물론 그 호응 좋은 관객 중 으뜸은 바로 나였을 것이다. 나는 그에게 꽃송이와 카페 상품권을 받아 들고 앵콜을 외치며 얼마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를 즐겼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겐 충분히 하얗고 반짝거린 날이었다. 




덧글

  • 김정수 2014/12/31 17:28 #

    와우~ 재즈와 함께한 부러운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네요. ^^
  • 명품추리닝 2015/01/01 00:16 #

    원래 제가 당첨운이 좀 있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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